조사(弔詞)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가 감추어진 사실에 누구보다 분노하고, 조국 대한민국을 사랑하신, 환국, 배달의 진정한 아들, 리홍범 박사님께서  뜻밖에도 갑자기 저희 곁을 떠나셨습니다. 

리홍범 박사님!

살아생전 누구보다 앞장서서 조국 대한민국의 편에서 당당히 싸우시던 그 용기와 신념이 오히려 저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박사님의 모습을 새삼 그립게 합니다.  박사님은 독도 문제, 위안부 문제, 동북공정 문제가 나올 때마다 워싱턴의 미 정계 인사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사랑하는 조국을 변호하셨습니다.

몇 년 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하여 유달리 한국 역사에 관심을 보인 그 이면에 박사님의 영향이 있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박사님은 미국 클린턴 대통령 부부, 팀 케인 버지니아 주지사를 비롯한 저명한 미 정계 지도자들에게 동양사의 진정한 주인은 한국이었노라고 설파하신 민족사의 수호신 같은 분이셨습니다. 

박사님은 미국 시민권만 있으면 장차관 자리에도 오를 수 있었지만 그런 것을 마다하고 끝까지 대한민국 국적을 고집하셨습니다. 방한하실 때마다 고향 남해를 찾으며 오래 쌓인 향수를 달래시던 모습에서 박사님의 깊은 애향심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박사님은 왜곡, 날조된 고대사뿐 아니라 잘못된 근현대사까지도 바로잡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셨습니다. 미국 명문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쓰시면서 지도교수인 역사학의 대가 콘로이 교수의 친일적 동아시아 역사관을 바꿀 수 있었다고 회고하시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하바드 대학 와그너 교수는 박사님께 한국 근현대사를 알기 위해서는 동학을 중심으로 연구해야 한다는 말을 했고, 박사님은 태평천국의 난과 동학을 비교 연구하시던 중 동학을 계승한 보천교라는 민족종교를 발견하셨습니다. 일제하 한때 신도가 600만 명에 달했던 보천교는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고 나라를 빼앗긴 조선 백성에게 희망을 제시했습니다. 일제의 공작과 탄압으로 뿌리째 뽑혀 사라진 보천교의 존재를 알게 된 박사님은 50대의 춘추에도 그 실체를 밝히기 위해 형설지공을 기울이셨습니다. 그리하여 동학을 계승한 보천교의 실체를 밝히셨습니다. 나아가서 일제가 남긴 왜곡의 상처 때문에 세간의 편견을 완전히 벗지 못한 무극대도 증산도의 존재와 그 역사적 진실을 드러내기도 하셨습니다. 그러한 연구를 미국 동부 명문대학들에서 동양사 교재로 쓰이고 있는 '아시아 이상주의'라는 저서로 내셨습니다.   

박사님은 방한 중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역사광복을 위한 강연에 혼신의 힘을 다하시어 마치 김좌진, 홍범도 장군 같은 충혼을 바치셨습니다. 특히 세계환단학회 제2대 회장에 취임하시어 전국 방방곡곡에서 '우리는 자랑스러운 배달의 자손'이라는 것을 선포하시고 중국 동북공정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 내셨습니다.

박사님은 역사의 혜안을 가진 전략사상가이기도 하셨습니다. 중국의 역사팽창주의는 반드시 패권주의로 그 숨은 발톱을 드러낼 것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사드를 핑계로 한 한국 때리기는 도를 넘어 우리 한국인의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배달과 고조선과 고구려, 대진이  그랬듯이 우리가 중국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대륙을 호령하는 자주국가로 남기 위해서는 역사 정신 권력을 확립하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제 천상에서 조국의 수호신, 역사광복의 횃불로 다시 태어나실 리홍범 박사님을 기리고 그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모였습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결의를 다집니다.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뭉개고 역사왜곡을 자행하는 외세의 악의적인 거짓을 폭로하고 우리 아들딸과 후손에게 부끄러운 조상이 되지 않도록 역사광복 전쟁의 전열을 가다듬어 계속 전진하겠습니다. 

위대한 선조의 역사를 밝히고 조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신 자랑스러운 대한국인 리홍범 박사님! 

이제 역사광복의 뜻은 후학들에게 맡기시고 부디 천상에서 편히 쉬십시오. 박사님 안녕히 가십시오.

      2017. 3. 30.

      세계환단학회 회원 일동 올림